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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40730 - 3월 한국 일상: 경주로 혼자 떠나는 생각 정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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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느긋이 일어나서 불국사와 석굴암을 가기로 했다

혼여의 장점은 남 신경 쓸 필요 없이 오롯이 내 기분에만 맞춰 일정을 짤 수 있다는 점

불국사에 내리자마자 불국사와 석굴암을 왕복하는 버스 시간표를 찍어놔야 한다

배차 시간이 1시간으로 짧지 않은 시간이기에 스케줄을 잘 짜서 구경해야 하기 때문

나는 석굴암을 먼저 보기로 하고 석굴암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하는 외국인들이 몇몇 있었다

다들 경주까지도 오는구나~

현선이가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버스를 타보니 대체 왜 걸어간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스로 꽤 올라가더라ㅎㅋ

신라 시대의 유산이라는데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세계 유산을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석굴암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실제 석굴암을 보니

얼마나 불심이 있어야 이렇게까지 돌을 깎아 만들 수 있을까 하며 너무나 경이로웠다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내려와서는 버스 끊기기 전까지 시간을 충분히 보냈다

내가 본 사대천왕 중 가장 오래된 사대천왕이 아닐까 싶음ㅋㅋ

불국사에는 그 유명한 석가탑, 다보탑이 있다

무심코 쓰면서도 아무 생각 없었던 10원짜리에 있는 그 탑이 이 탑이구나

대웅전 안에서는 예불이 진행 중이었다

괜히 눈치가 보여서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신발 벗는 자리에서 보기만 했다

다들 제각기의 소망과 염원을 담은 연등

이상하게 절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단 말야

(불교 아님)

비교적 최근에 발견되어서 대서특필했던 황금돼지

황금돼지 동상이 놓여있어 여기가 바로 그 장소구나! 알 수 있었다

이날 동선이 계속 겹쳤던 외국인은 아마 황금돼지를 못 보고 지나친 듯했다

마지막으로 불국사에서 혼자 멍 때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너무 늦지 않게 경주 시내로 돌아왔다

비수기인 만큼 영업을 쉬는 가게들도 많고, 생각보다 혼밥할 곳이 없어서

숙소 근처의 칼국숫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해가 떨어지고 천천히 동궁과 월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천마총과 첨성대도 봤다

생각해 보니 나는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경주로 안 왔던 것 같아

속초를 갔었네 경주가 아니라

이날 원래 동궁과 월지 투어를 예약해 봤지만 참가자가 나 하나라서....

투어는 무참히 취소되어 버림 흑흑

그래서 지도를 보고 혼자 밤길을 걸어가는데 진짜 너무 무서웠다

천마총이니 대릉이니 왕릉이니 해도 어쨌든 무덤이라구요ㅠㅠㅠㅠ호달달

그나마 동궁과 월지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많아서 안심이 된 쫄보

역시 한국을 제대로 보려면 경주에 와야 한다...!

한국을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그런지 경주가 참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도시 한복판에 이런 게 있지

괜히 국뽕 차오르는 순간

이번 경주 혼자 뚜벅이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꼽으라면

두 눈으로 동궁과 월지를 담은 순간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남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황홀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 와서 맛있는 것 먹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역시 여행은 혼자가 낫다

이번 한국행에서 제일 잘 한 선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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