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40512 - 호치민 일상 기록: 해외 생활 중 찾아오는 번아웃과 외로움 다스리기, 호찌민 하늘에 뜬 이상 현상 수평 무지개, 나의 첫 전기 오토바이!

반응형

벌써 혼자 호찌민에서 산 지 6년 차,

주변에 나보다 호찌민에 늦게 들어와서 살기 시작한 분들을 만날 때마다

나에게 종종 '번아웃', '외로움'에 관련된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

뭐, 나도 그랬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번아웃과 외로움은

해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입장에서 훨씬 더 오래 머물다 가는 것 같음

이번 노동절 연휴가 끝나갈 때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다니시는 주재원 지인과 피자 포피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얻어먹고 커피까지 얻어먹으며 장장 5시간에 걸친ㅋㅋㅋㅋㅋ 굉장히 사적이고 깊은 얘기를 나눴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까 내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원래 이 분은 내가 지원한 회사의 면접관으로 만난 분이었는데

만날 때마다 커리어 면에서 정말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다른 관점에서 일을 바라보게끔 도움을 주는 지인이 되었다

여튼 이 분의 배경을 보자면,

중국에서 몇 년 동안 현지 채용으로 일을 하셨고, 호주에서도 영주권 따기 직전까지 일을 하셨다가

코로나 직전에 베트남에 해외 지사를 세팅하러 오셨다고 한다

당연히 찌랭이인 나보다 해외 경험도 많으시고, 한국 기준 커리어 면에서 볼 때 탑 오브 탑... 을 찍으신 분이기에

나 같은 현지 채용 나부랭이가ㅋ 겪는 번아웃과 외로움은 없어 보였음

여튼 이 분은 최근 일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뭔가 공허한 베트남 생활에 지쳤고,

그리고 가족 단위가 아닌 싱글로 해외에 나와있기에 문득 찾아오는 외로움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고민을 표면적으로 봤을 때 "취미생활을 좀 하세요", "연애하세요"라고 조언을 하면 굉장히 쉬울 것 같지만,

이러저러 시도를 해본 나로서는 그런 일차원적인 조언은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았삼

왜냐? 해도 지치고 외로운 건 똑같으니까ㅋㅋ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듯한 해외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내며 쌓이는 지침과 힘듦,

그리고 베트남과 한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은 그냥 그 모습을 숨기고 있을 뿐이지

계속해서 피어오르기 마련이더라

나 또한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나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은 것뿐

사실 내 내면에선 폭풍이 휘몰아치다가 잠잠해지고, 다시 또 휘몰아치고의 반복이다

나도 남들과 똑같고, 내 해외 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해외 생활 초기에는 일-집-일-집을 반복했고 그러다가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공부, 운동, 연애 모두 다 찍먹 해봤지만..

이런 방법들이 삶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는가? 아니요~ 드라마틱 하게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내 사견이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나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꼭 고쳐야 하고 뿌리 뽑아야 하는 것으로 대하는 것에서 문제가 심화되는 것 같다

"왜 해외까지 나와서 이런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 왜 더 다이내믹한 삶을 살지 못하지?"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을 것이다

그냥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니까요...! 해외 나와 살면 한국에서의 삶과 180도 다른 삶이 펼쳐질 줄 알았나?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고, 처음에나 해외 나와서 사는 게 신선하지 시간이 지나면 모두 똑같다

다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던 것은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일상에 작디작고 사소한 이벤트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친구들을 만나서 저녁을 먹고 커피 마시는 것, 주말에 근교로 잠시라도 다녀오는 것, 안 해봤던 운동을 해보는 것,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를 찍먹 해보는 것, 안 먹어본 음식을 먹어보는 것

"그건 이미 하고 있는데? 그래도 나아지지 않던데?"라고 한다면 높은 확률로 이벤트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저 작디작은 이벤트 속에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

하기는 제일 쉬운 말이지만 실천은 어려운 말이 "현재에 집중하라"인 것 같다 왜냐면 저도 그렇거든요^.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내고 다시 침대에 눕는 것도, 어렵고 힘든 해외에서도 잘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갑자기 좋은 말&격려의 대서사시로 살짝 엇나갔지만,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어서 우울하다?

운동 나오세요 여러분 러닝이든 PT든 요가든 다 좋습니다

힘을 조금 빼놔야 잡생각이 덜 들고, 다른 무언가를 시도해 볼 때 쓸 체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내가 하루하루를 사는데 뒤돌아보면 뭐 하고 보냈는지 모르겠다, 시간을 쓸데없이 보낸 것 같다?라고 하시는 분들 불렛 저널로 루틴을 기록해보셈

하루 동안 해야 할 혹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치면 그냥 캘린더에 적든, 다이어리의 먼슬리 부분에 적든 각각 나만 알아볼 수 있게 기호화해서 기록을 해놓고 한 달 뒤에 보세여

생각보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고 있는 매우 멋진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그렇다고 하루 안에 숙제하는 것마냥 무조건 루틴을 다 지켜야 한다고 강박을 가지진 마시고 할 수 있는 만큼만ㅋㅋ

여튼 주절주절 잡소리가 길어졌지만, 나도 요즘 나름대로 내 해외 생활을 다시 되돌아보고 있는 입장이기에

다들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내서 조금 덜 힘들고 덜 아팠으면 좋겠다 저희 그냥 잘 살아내 봐요~

얼마 전에 누군가 냅다 두부를 먹으라고 주셨다

무려 방부제 하나 안 들어간 홈메이드

내가 베트남에서 먹어 본 두부 중에 진짜 제일 맛있었다 덜 달고 안 물리고

제발 두부 한 번만 더 쒀서 가져다줬으면...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꽌 넴

뭔가 묘하게 양이 적어졌단 말이지??????

아닌가 이날 너무 배고팠나 이날도 진짜 뼈에 새길만한 조언을 얻어듣고 왔다

어쩌면 나는 내가 스스로 보는 나보다 더 괜찮을 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네

운동 가기 전에 급하게 식사한 것치고는 너무 거하게 먹은 미스 바른의 분식 세트ㅋㅋㅋ

미스 바른 떡볶이 맛이 좀 왔다리갔다리해서 한동안 안 시켜 먹고 있었는데

요번 밀떡은 너무나 괜찮았다 근데 인간적으로 여기 튀김 가격 에바임;

요즘 개인 운동은 하던 대로만 하고 주 1회 PT로 기능성 운동을 채워 넣었다

안 아프려고 운동하는 건데 최근에는 운동을 하기 위해 안 아파야 한다는 강박이 들어서

최대한 관절 기능성과 가동 범위를 늘리기 위한 가벼운 운동을 넣어본 건데...

아무리 운동을 오래 했어도 전문가에게서 얻는 지식은 깊이가 다르구나 생각했던 시간!

1회에 2만 원으로 가성비 넘치게 피티를 받을 수 있다니 이런 것만 보면 베트남 참 살기 좋지 암요

오랜만에 엄지 감자탕에서 묵은지 감자탕!

혬니와 뽀또 맘과 셋이 무려 저번 만남에서 한 달이 지나서야 약속을 잡고 만날 수 있었다

형식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만남이라도 이어가는 게 어디니

종종 내가 우울의 밑바닥까지 떠내려가려 할 때마다ㅋㅋㅋㅋ

오히려 본인들이 굳이 니 인생은 걱정할 필요가 없기에 걱정 안 한다고 확신을 주고

나는 또 그렇게 멘탈을 잡지~.~

그나저나 드디어 전기 바이크를 얻어 왔다

전 회사 법인장님이 잘 사용 안 한다고 하길래 냉큼 저 주세요ㅎ해서 오토바이를 픽업 가기로 한 날

티쏘몰 앞에서 토끼를 팔고 있다...?!

너네 안 덥니..?

초등학교 때 키웠던 토끼가 생각나기도 하고ㅎㅋ

혬니랑 길 가다가 중간에 다들 다리 근처에서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걸 발견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니 이 핵폭탄 터진 것 같은 요상한 자연 현상은 뭐래?

오로라인 줄 알았더니 수평무지개랍니다,,,

덥고 지치는 주말 낮에 이런 예쁜 광경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괜히 좋아졌다🥰

만약 이 시간대에 덥다고 집에 안 나왔으면 살면서 못 볼 수도 있었는데

이런 귀한 경관을 볼 수 있다니!!!!!

우기에 접어들었지만 생각만큼 비가 오지는 않아서

아직도 공터에서는 연을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진짜 몇 번이고 삐끄닥하면서 집까지 무사히 데려온 나의 첫 전기 오토바이

그 기름 넣는 일반 스쿠터랑 다르게 스로틀을 당길 때 당기는 느낌하고 소리가 안 나서 "대체 어디까지 당겨야 나가는 거임?" 했는데

ㄹㅇ급발진해서 바닥에 누울 뻔했다

그리고 대체 브레이크 왜케 예민한 건데;

스쿠터랑은 다르게 스로틀 당긴 채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천천히 속도를 늦출 수가 없고 그냥 냅다 멈춰버림 돌아버려;

방향 전환할 때도 카운터 스티어링이 너무 어렵고ㅠㅠㅠㅠㅠㅠ

여튼 여차저차 간신히 업어 온 나의 첫 교통수단,, 아직 연습을 더 해야 할 듯하지만

얼른 익숙해져서 여기저기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나의 발이 되어주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