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지난 11월, 친한 대학 동기 챌의 결혼 소식으로
의빼시(의리 빼면 시체)인 내가 빠질 수 없어 '결혼식 참석'이라는 목적 하나만으로 한국을 3박 4일로 다녀왔다.
말이 3박 4일이지 비행기에 앉아있는 시간 빼면 그냥 2박 3일ㅋㅋㅋㅋㅋ
그래도 이 바쁜 와중에 친구들, 가족들까지 다 만나고 왔다 아님? 잠은 비행기에서 자면 되니까...!
오전에 출발하는 베트남 항공.
기내식이 날이 갈수록 맛있어진다.
한국어가 그득그득한 인천공항에 떨어져야 비로소 한국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
아, 드디어 내 고향이라니!
이번에는 서니네서 1박을 할 예정이기에 정말 짐만 놓을 수 있고,
어딜 가든 동선이 좋은 숙소를 찾느라 종로의 호스텔 클로이로 예약을 해놨다.
요 쪼만한 방이 3박에 14만 원... 물가가 미쳐 돌아가는구먼
이날 저녁은 벌써 만난 지 10년이 넘은 재수학원 패밀리를 만나 회를 먹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예약을 미리 했어야 하는데 아무도 예약할 생각을 안 하고 냅다 용산역에서 만난 우리ㅋㅋ
묘니가 늦게 도착하기에 일단 먼저 만난 4명만 후다닥 움직여서 예약을 먼저 걸어놨다.
1시간 반 이상을 기다린 끝에 어쨌거나! 먹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지 모니ㅋㅋ
겨울인데 방어 먹어야 하지 않겠나 vs. 모둠 회에 방어 좀 넣어주겠지 그냥 모둠 시켜라로 팽팽히 갈리다가
모둠 회를 시키고 메로구이를 곁든 음식으로 시켜봤다.
저 보리된장 존맛.
밑반찬 중에 보리된장이 젤 맛있었나 봄; 얘만 사진 찍어놨네;ㅋㅋㅋ
하... 영롱하다
TMI로 나는 회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호치민 지인들 중에 그렇게 회를 즐겨 먹는 사람이 없어서ㅠㅠ
한국 올 때는 최대한 회를 먹고 가려고 애쓴다.
메로 구이도 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진짜 눈 휘둥그레지는 맛이었삼
가격에 한 번 더 휘둥그레진 눈.
왜 한국은 올 때마다 물가가 올라가 있는 거임?
올드 페리 도넛에서 파는 피스타치오 어쩌구가 넘 먹고 싶다 노래를 불렀는데
줄까지 서서 도넛 사 온 칭구들 너무 고맙고 사랑해
물론 피스타치오 도넛은 품절이었다고 한다 흑흑
다음 날 서니네 집으로 찾아갔고, 빌라 사이에서 헤매다가 서니 엄니가 마중 나오셨는데
ㄹㅇ서니가 그냥 걸어 나오는 줄
시력이 안 좋아 서니인 줄 알고 "ㅇㅇ아! 살 진짜 많이 빠졌다!"라고 반말한 점 죄송합니다 어머니,,,
서니네 괭이 비.
갑자기 보호소 웹사이트를 보다가 "언니 나 얘 데려와야겠어" 하더니 갑자기 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온 서니.
당시 우리는 대학가에서 자취하는 가난한 자취생이었고, 몸만 뉠 수 있는 방 한 칸에 살고 있었기에
"우리 몸뚱이도 감당을 못 하는데 고양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하고 토론했던 게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비는 주인한테서 파양 당한 4-5살의 성묘였고, 낯을 하나도 안 가리는 착한 아이였다.
이날 서니네 집 들어가는데 비 흔적이 안 보여서 '설마...?' 했는데 구석에서 니트+패딩 입고 걸어 나오는 할배 냥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죽겠어
건강하게 오래 살자 비야
1박 2일 동안 서니랑 서니 엄니가 너무 맛집만 데려다주셔서 감사했다ㅠ
먹고 싶은 해물찜도 먹고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구경도 하고~
용문사 구경도 다녀왔다.
여기 칠성각에서 기도하면 기도빨 쥑인다는데 아쉽게도 이날 칠성각은 굳게 닫혀 있었음
우리 깜찍 강쥐 수수.
수수는 엄밀히 말하자면 서니 엄니께서 키우시는 강쥐인데 아주 깨발랄했다.
그 유명한 양평 현지의 양평 해장국도 먹고 왔음!
임영웅 사인이 가게 벽에 붙어있던.. ㅋㅋㅋㅋㅋ
그래서 맛집이 아닐까 생각한다.
쌀쌀한 한국 겨울 날씨 탓에 으슬으슬한 몸을 달래기 딱 좋았던 해장국.
대학생 때 서니랑 해장국 디지게 먹었던 거 생각나네.
여대생치고 입맛이 너무 아저씨 같아서 항상 서니 불러내서 가는 건 해장국집 아니면 기사식당ㅋㅋㅋ
서니 앞으로도 나랑 오래오래 친구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