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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41006 - 호치민 일상 기록: 몇 년 만에 술고삐 푼 날, 호치민 1군 강력추천 에어비앤비 the MarQ, 어서 와 으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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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또 맘이 극강의 직장 스트레스로 소집한 금요일 밤

웬일로? 술을 마시고 싶다는? 그녀의 카톡에 불금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가볍게 술 한잔 하기로 했다 분명 '가볍게'.. 였는데...🫠

 

거의 4년?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술을 거의 끊다시피 했던 우리였기에 이런 술자리는 너무 오랜만이었지

혬니도 마침 운동이 끝났다고 하기에 혬니까지 픽업해서 푸미흥 한잔해로 갔다

한잔해에서 닭발이랑 마약김밥은 꼭 먹어야 한다고 해서 이 조합에 어묵탕을 추가했다

어묵탕은 그닥인데 닭발하고 김밥은 진짜 맛있었다

중간에 딱 기분 좋게 1병씩 마셨을 때 그만뒀어야 했는데 누가 술 더 시켰어 어떤 놈이야

1차 중간 계산하고 바로 2차를 같은 자리에서 시작, 먹태 하나에 소주 5병을 추가로 마시고 기억이 사라졌다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 안 나고 토요일 하루는 숙취로 날려버렸다ㅎㅋ 다행인 건 아무것도 안 잃어버린 거?

아침부터 낮까지 포카리로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오토바이 끌고 분보를 먹으러 7군까지 행차

술이 덜 깨서 그런지 음주 운전하는 기분;

그래도 이거 먹었다고 속이 확 풀려서 다음 날인 일요일은 잘 돌아다님🤣

퇴사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 편한 마음으로 먹는 혼점

젠 사이공 얘기만 들어왔지 실제로 와본 건 2번인데 런치세트가 나름 가성비 있다

다음 날은 국물이 먹고 싶어서 오랜만에 몸보신

묘하게 레토르트 맛이 나는 갈비탕..?

이상하다 원래 여기 갈비탕 진짜 맛있었는데

이틀 연속 또 술 마시고 해장 쌀국수,,,,

해장 음식의 나라에 사는데 어떻게 술을 안 먹죠?

7군 살았을 때 자주 왔던 퍼 딘 3, 하노이 식인데 국물이 기름기가 덜 해서 그런지 깔끔함

자주 가는 카페 매니저가 키우는 강쥐

너무너무 사랑둥이라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다 쏘아다니며 예쁨 받기

혬니는 손으로 사부작사부작 뭘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리코타 치즈와 그릭 요거트를 만들어서 나눠줬다

혬니 당장 가게 차려.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야채, 밋 때려 넣고 혬니가 준 치즈 올려서 건강식 한 끼!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면서 누워있고 싶다고 생각 들 때마다 하는 짓, 물건 버리기

이 날은 드디어 큰 결심을 하고 다이어리들을 버리기로 했다

8년 동안 기록해 왔던 내 추억을 버리는 느낌이라 뭔가 묘했단 말이지~

그냥 종이쪼가리이면서도 동시에 내 지난 시간들의 집합체

첫 번째 다이어리부터 시작해서 모두 읽어봤는데 그동안 많이 애썼네

아쉬우면서도 후련한 이 기분은 뭘까🤔

 

그건 그렇고 대학동기 으녜가 호찌민에 놀러 왔다

딱히 뭘 하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요즘 우울하다는 내 말에 바로 비행기표를 끊고 달려와줬다

 

10년 전 고통의 굴레에서 끄집어내 준 것도 으녜,

그리고 10년 후 비슷한 고통의 굴레에서 끄집어내 주려고 애쓰는 것도 또 으녜

이번 숙소는 으녜가 예약했는데 1군에 이런 아파트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완전 처음 들어보는 아파트였다

남의 집에서 자는 건 별로 안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시설은 진짜 좋더라

아파트 발코니에서 보이는 뷰

에어비앤비 체크인하기가 무섭게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저기 저 먼 곳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빈 손으로 오기 뭐해서 사 왔다는 모로칸 오일ㅋㅋㅋㅋ

잘 쓸게 너무 고마워~!

저녁은 분짜를 먹었다

호찌민까지 왔는데 분짜 안 먹어주면 섭하제

아파트 맨 위층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뷰가 미쳤다

내가 지금까지 가본 에어비앤비 중에서 뷰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수영장도 아파트 수영장 치고 진짜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야경이지만 어쩌면 호찌민을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달라 보였다

여기서 산 7년 동안 더 알차게 놀았어야 하는데ㅠㅠ!

그러니까 남은 기간은 진짜 놀 수 있는 만큼 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지

다음 날 아침은 벤탄시장을 갔다가 내 최애 카페를 데려갔다

내가 운전할 수 있을 때 와서 다행이다 이렇게 멀리 돌아다닐 수도 있고ㅎㅋ

저녁은 숙소 근처 피자포피스를 예약해 놨기에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다리를 넘어가야 했다

비가 온 뒤라 선선한 공기와 그리고 정말 보기 흔치 않은 호찌민의 노을

어쩐지 살라에서 1군으로 넘어가는 길에 중간중간 오토바이 세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들 노을 사진을 찍고 있더라

으녜한테 호치민의 이런 흔하지 않은 야경을 보여줄 수 있어서 완전 럭키비키

랜선 야경 구경하세여

피자포피스 하이바쯩 지점은 직원이 엄청 친절하다

다른 지점도 포함해서 수십 번 가봤는데 이렇게 친절한 직원이 있다니;;;;;

옆 테이블이 생일파티하는 테이블이었는데 수시로 너무 시끄럽지는 않냐고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마지막에 시끄러웠을 텐데 미안하다며 아이스크림 서비스까지 줬다

으녜가 와있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안 들어서 행복했다

우울하다는 말에 왕복 최소 10시간 거리 비행기 타고 와주는 친구가 있다니 완전 행운아

이번 한 주는 이 기억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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