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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20124 - 뗏 준비하느라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한 주, 노동비자 서류도 재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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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022년 베트남 최대 명절 뗏 연휴를 앞두고 거리 여기저기에 활력이 다시 돌고 있는 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때문에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많은 상점들이 뗏을 준비한다고 서둘러 장식하고 호객행위도 하는 걸 보면서

마치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에 괜히 설렌다.

저번 주부터는 나도 명절 분위기 좀 느낄 겸 뗏을 준비하려고 5군 화교 타운의 뗏 장식 거리를 다녀왔다.

Đ. Hải Thượng Lãn Ông, Phường 10 (Quận 5), Quận 5,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Đ. Hải Thượng Lãn Ông, Phường 10 (Quận 5), Quận 5,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호치민의 뗏 장식 거리는 5군의 요 Hải Thượng Lãn Ông 거리를 찾아가면 되는데 양쪽 길가에 뗏 장식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들이 열심히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소매도 하긴 하지만 도매를 중심으로 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많이 사면 살수록 가격이 저렴해져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예쁜 장식들을 살 수 있다.

벽에 붙이는 장식, 걸어놓는 장식, 제단에 놔두는 장식 등 여러 가지 종류를 팔고 있다.

물론 뗏 리씨 봉투, 장식용 등도 팔고 있으니 5군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길.

이 기간에는 구경만 해도 30분이 훌쩍 지나버리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거리이다.

나는 여기서 벽에 붙이는 장식이랑 리씨 봉투만 몇 개 사봤다ㅋㅋ

그리고 뗏 연휴 전마다 굳이 살 거 없어도 꼭 한 번씩 구경을 가게 되는 이곳, 1군 Nhà văn hoá thanh niên의 뗏 마켓.

Số 4 Phạm Ngọc Thạch, Bến Nghé, Quận 1, Thành phố Hồ Chí Minh 700000 베트남

Số 4 Phạm Ngọc Thạch, Bến Nghé, Quận 1, Thành phố Hồ Chí Minh 700000 베트남

입구부터 베트남 전통의상의 아오 자이를 입고 노란 꽃과 여러 뗏 장식에서 사진을 찍는 어마 무시한 인파를 볼 수 있다.

3년째 아오자이 맞춰야지 해놓고 결국 이번 해에도 까먹고 못 맞춤 흑흑.... (설날에 아오자이 맞춰서 입고 사진 찍는 게 버킷 리스트인 사람 여기 있음 후후)

이번 해에는 베트남어 수업에서 배웠던 'ông đồ(서예가)' 문화가 기억나서 뗏 마켓 바깥 길을 따라 구경을 하며 가격 흥정을 해봤다.

ông đồ는 요 사진처럼 한자 혹은 베트남어를 한자체로 글자 혹은 문구를 써주는 베트남 전통 서예가들을 뜻하는데,

현대사회에 오며 전통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적어짐에 따라 그나마 남아있는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설에 열리는 뗏 마켓에서 이 ông đồ들이 상업활동을 할 수 있게끔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뗏 마켓 주변에는 이렇게 ông đồ들이 좌판을 깔고 앉아있다.

물론 전통과 100% 똑같지는 않고, 현대 사회에 맞춰서 글씨를 쓰는 재료도 달라지고,

남성에게만 국한됐던 ông đồ를 여성들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변화가 보인다.

여기서 회사 사람들 주려고 나무에 걸어놓는 명패지를 골라 글씨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명패 크기와 재질별로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작은 사이즈의 명패지는 3만 동에 최대 3 단어를 쓸 수 있음.

원래 Phúc lộc thọ나 Tiền vô như nước을 쓰고 싶었는데 명패지가 작은 탓에 그냥 베트남어 한 단어씩만 쓰기로 결정..ㅋㅋㅋㅋ

may mắn(행운)과 hạnh phúc(행복)을 쓰고 아래에다 받을 사람 이름을 핸드폰 자판으로 스펠링을 적어서 보여주자 글씨 써주는 사람이 휘리릭 글자를 갈겨서 써준 뒤 드라이기로 바짝 말려서 봉투에 담아준다.

원래는 뗏에 자주 볼 수 있는 노란 꽃나무에 매달아 놓는 거라지만

한국인들은 그런 나무가 집에 없을 게 분명하니 책갈피로 쓰십쇼... 하고 선물 전달 끝ㅎ.ㅎ

그리고 주말에는 10군에 가서 새우 완탕을 먹었다고 한다.

이 가게를 중심으로 주위에 중국식 완탕을 파는 식당이 굉장히 많은데 이 집이 30년 전에 첫 번째로 그 거리에서 완탕 식당을 시작하며 거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몸 으슬으슬할 땐 역시 완탕을 먹어줘야 함...

디저트로는 베트남인들의 동심과 어린 시절 추억에 대한 향수병을 일으킨다는 Rau câu를 먹으러 갔는데 나에겐 그냥 코코넛 밀크로 만든 젤리일 뿐...

추억은 추억일 뿐 맛은 그냥 그렇다^^

반만 먹고 남기고 입가심하러 쩨를 먹으러 다시 이동.

아는 단어가 적어서 hạt sen(연자육)을 시킬 수밖에 없었던 슬픈 날... ㅠ

가끔 이가 아플 정도로 미친듯한 단 맛의 쩨 가게가 있는데 여기는 당도도 적당하고 너무 맛있었다.

평일에는 머 했냐면... 이직한 지 8개월 만에 노동비자 서류를 재준비하기 시작.

왜냐면 인사팀의 실수로 첫 번째 비자 신청을 6개월 기다리고 나서 리젝됐기 때문^^~~~~

코로나 때문에 6개월 만에 리젝을 받은 거라 모든 서류를 재준비해야 함^^~~~~

1군 DYM center에서 노동비자 검진을 받았다.

보통 사람 없을 때 가면 30분이면 끝나는 노동비자용 건강검진이지만 이날은 어떤 회사에서 단체로 와서 2시간 넘게 걸림...

맨 마지막 상담실에서 나이 지긋하신 의사 선생님이 베트남어 할 줄 아냐고 물어봐서 할 줄 압니다 하니까 검진 결과에 대해 매우 자세한 상담을 해주셨다.

혈당 수치와 심전도 결과는 어떠어떠하고, 대부분 다 괜찮고 정상이지만 이 점은 좀 주의하는 게 낫겠다 이런 식으로 상담을 해주시는데 내가 호치민에서 가본 워크퍼밋용 건강검진 병원 중에서 제일 친절했음...^.ㅠ

주말에는 그다지 특별하게 한 건 없고 뽀또네 가서 뽀또 보고 옴 후후

밥 먹자마자 방바닥에 등 붙이고 드러눕는 건 너네 엄마랑 똑같구나 뽀또야~~건강하게 자라야 한다^^~~~

이번 주는 여행 갈 준비나 하다가 설 연휴 내내 리조트에서 뻗어있을 예정...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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