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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50506 - 호치민 일상 기록: 외노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랑도 돈도 아닌 건강이렷다(ft. 호치민 빈맥 센트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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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외노자 8년차가 돼가면서 이제는 해외 생활의 신선함도 잃어버린지 오래고

해외 생활을 다시 돌아볼 기회나 껀덕지가 생겼으면 좋겠다~ 하고 기도를 한 적이 있었다

근데 신이 이렇게 빨리 들어줄지 몰랐지 쩝;🫠

초음파 일반 검진하러 갔다가 "큰 병원 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참고로 나는 원래 양쪽 모두 갑상선 결절이 있었음

매년 추적 관찰을 잘 해오다가 하필 작년에!!!!

딱 작년 1년만 추적 관찰하는 걸 까먹었는데ㅠㅠㅠㅠㅠ

오른쪽 결절의 테두리가 고르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2박 3일 한국 일정을 도저히 늘릴 수도 없고,

요즘 한국 3차 병원들은 초진 예약이 그렇게 빨리 잡히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한국에서부터 빈맥 센트럴 예약을 갈겼다

원래는 bệnh viện đại học y dược과 빈맥을 놓고 고민하다가

내가 아무리 베트남어를 한다고 해도 의료용어는 자신이 없어서

그나마 영어 진료가 가능한 빈맥 선택!

https://www.vinmec.com/vie/dang-ky-kham/

 

영어로 된 의학 용어는 거의 까막눈 수준이라 베트남어 웹사이트로 바꿔서

갑상선 전문 센터에 예약을 갈김

참고로 베트남어로 갑상선은 Tuyến giáp

살면서 베트남어로 갑상선을 알게 될 줄이야?🤭

여튼 빈맥은 예약을 할 때, 관련 과가 어딘지 몰라도 상관없다

예약을 해놓으면 어차피 리셉션에서 전화가 와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관련 과도 선택하고, 어떻게 병원에 예약을 하게 됐는지 내용도 상세히 기록했다

대충 "한국에서 초음파 봤는데 오른쪽 결절 모양이 이상하다고 해서 초음파 한 번 더 보고 싶어요"라고 씀ㅋㅋㅋㅋ

빈맥은 하루도 안 지나서 전화를 주는데 내 예약 현황을 보고 한 번 더 확인하고

나 같은 경우는 이것저것 추가로 질문을 하더라 물론 영어로

빈맥: 가족 중에 갑상선암 걸리신 분 있나요?

나: 넴 외가에 한 분 계셔요

빈맥: 그럼 암 센터로 예약 바꿔드릴 수 있는데, 다른 가족력도 있으신가요?

나: 여성 암은 다 있는 것 같고 폐암도 있어요

빈맥: 혹시 다른 부위도 초음파 보실 거예요?

나: 음.... 보통 갑상선하고 유방 같이 보던데 같은 날짜에 초음파가 가능할까요?

빈맥: (스케줄 확인) 네 가능하긴 한데 영어 가능한 남자 조교수님이고 제일 빠른 날짜는 00일이에요 괜찮으실까요?

나: 네 예약 잡아주세요

이렇게 예약을 마무리하면 예약일 하루 전에 확인 문자가 한 번 더 온다

참고로 빈맥은 모든 의사분들이 영어가 가능한 건 아니지만 외국인 진료의 경우 최대한 영어 가능한 의사쌤 예약을 잡아준다

보통 한국 분들은 7군 FV 병원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통역도 있어서 FV로 많이 가는데

둘 다 가본 나로서는 빈맥 개강추👍

아마 위치만 좋았으면 fv 가는 사람들도 빈맥 갈듯ㅋㅋ

진료비 자체는 fv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더 저렴하지만 서비스의 질이 다름...

그래도 나름 호치민에서 큰 신식 병원이라 예약 잡아놓고서 아주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나름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자랑하는 나의 새 텀블러

10년 쓴 스타벅스 콜라보 스탠리 텀블러 바닥이 찌그러져서 세워놔도 불안불안하길래

이번에 한국 가는 김에 새 스탠리 텀블러 겟

자주 가는 카페에서도 텀블러 바꿨어~? 하면서 알아봐 줌ㅋㅋㅋ

이때부터 뭔가 음식에 대한 집착이 생겼다🫠

"밥 맨날 대충 챙겨 먹은 내 탓이야ㅠㅠㅠㅠ"하면서;;

또 다른 악순환의 시작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날도 사실 배 별로 안 고팠는데 억지로 밥 먹음

그래도 분 보 맛있으니까 뭐~

점심때도 1인 1파스타 하고 사이드로 시킨 피자도 남은 거 또 내가 다 먹음

이날은 한국에서 출장자들이 왔는데

법인장님 얼마나 시달렸으면 점심 출장자들이랑 안 먹고 우리랑 먹음ㅠㅋㅋㅋㅋ

힘내세요 법인장님🤣

저녁에는 그래도 전체 회식

이 해산물 식당은 8년 동안 지나다니면서 항상 파리만 날리네~ 생각했던 곳인데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존나 비싼데 맛없음;

이날 나를 포함해서 오토바이 가져온 직원들은 술을 못 마셔서 오히려 다행이랄까

딱 깔끔하게 밥만 먹고 회식을 끝낼 수 있었다

다음 날 점심은 이신에서 대충 냠냠

우리 다 같이 밥 먹을 날이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생각

괜히 아련해지고....

여기 국밥 맛있는데 점점 매워지면서 너무 자극적이다

진짜 먹고 나면 살짝 속 아플 정도?

초반에는 진자 맵기도 적당하고 맛있었는데 초기의 맵기로 돌아와 주면 안 될까

 

검진날은 아침부터 계속 가슴이 두근댔음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불안해서ㅋㅋㅋㅋㅋㅋㅋ

오후 반차를 내고 도착한 병원

나름 빠른 행정 수속 절차로 제시간에 진료를 받았다

담당 의사 쌤도 남자쌤이지만 너무 친절했고 영어도 잘 통함

사실상 일상생활에서 불편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초음파를 안 봐도 된다고 하지만

내가 가족력이 있어서 꼭 봐야 한다고 주장하니까 마지못해 초음파와 3d 엑스레이(유방)를 보자고 했다

담당의 진료 → 2d 엑스레이 → 3d 엑스레이 → 그 가슴 짜부시켜서 누르는 그.. 기계 → 초음파 → 담당의 종합 소견

이렇게 진행 순서였다

그 뭐냐 빈맥 그래도 생긴지 꽤 됐는데도 기계가 엄청 새 거였던 기억이 나네

한국 병원처럼 탈의실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검사실에서 냅다 벗음;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을 다 못 찍기는 했지만 검사하는 동안 이 방에 들어갔다 저 방에 들어갔다

이 기계를 가져다 댔다가 저 기계를 가져다 댔다가 정신없었다

마지막으로 대망이 초음파는 영상의학과로 가서 보는데

영상의학과 선생님 1명만 보는 게 아니라 뭔가 여러 명이서 토론하며 나의 초음파를 함께 봐주셨음....

A쌤: 좌측에 사이즈 몇 짜리 어쩌구

B쌤: 방향 반대로 해서도 좀 봐주실래요?

C쌤: 사이즈는 몇 이상인 것 같은데?

ㅈㄴ 토론

초음파가 다 끝나고 나면 마지막으로 또 진료실로 가서 담당 선생님한테 진료 결과를 듣게 된다

결론은 갑상선 우측 결절은 3단계 추정, 더 이상 조치는 필요하지 않음 땅땅

아무리 가족력이 있다고 어필해 봐도 지금 상태에서는 굳이 세침 검사는 필요 없을 것 같다며

6개월 뒤에 또 초음파로 추적 관찰을 하라고 하는데...

참고로 갑상선 결절은 Tirads 기준에 따라 양성인지 악성인지 분류한다고 한다

베트남은 국제 Tirads, 한국은 K-Tirads 기준을 따르는데

한국은 아무래도 갑상선암 환자가 많다 보니 한국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3단계부터 세침 권사를 권한다고 함

해외에서 사는 외노자인지라 고민을 해서 결정을 내려야 했던 부분은,

일단 개발도상국인 베트남 의료 품질이 예전에 비해서는 좋아졌다고는 하나 한국에 비하면 한참 멀었고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인지라 그렇게 마음대로 한국을 못 드나든다는 점을 신중히 고려해야 했다

만약 한국에서 세침 검사를 한다면...

요즘 3차 병원은 의료 파업 때문에 초진에서 세침 검사를 바로 해주는 병원들이 거의 없어

다른 개인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들고 가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한국 들어가자마자 세침 검사받아도 결과 나오는데 최소 1주일

그리고 결과가 안 좋을 경우 검사 결과지를 들고 가서 대학 병원 초진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짧게 잡아도 2주가 그냥 날라가는 스케줄이었다

결국 내 선택지는 딱 두 개

1. 이렇게 세침 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결과를 그냥 믿고 기다리느냐

2. 아니면 매도 미리 맞는 게 낫다고 한국에서 세침 검사를 하고 오느냐

현지 채용 외노자라면 모두나 공감하겠지만ㅠㅠ...

보통 이 경우 퇴사까지 생각하고 회사에 말을 꺼내야 한다

이 와중에도 또 건강보다 일 먼저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 극혐 어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얼어붙은 채용 시장 때문에 호치민도 한국인 TO가 거의 0에 수렴하는 상황인지라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네

그래도 결국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미루다가 나중에 가래로 막아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7월에 무급으로 2주간 한국에 나갔다 오기로 했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나 다행히도 법인장님이 이해를 해주셨고

오히려 더 빨리 다녀오는 게 낫지 않냐고 따뜻하게 물어봐 주셔서 눈물 날 뻔했다

근데 초진이 제 생각보다 그렇게 빨리 안 잡히더라구요 법인장님ㅠ

다시 일상 얘기로 돌아와서,

진료가 끝나고 나서 바로 1군 하이디라오로 달려갔다

거의 3개월 만에 보는 혬니와 하이디라오 냠냠

저 얇게 튀긴 두부 또 먹고 싶다

그러고 보니 비텍스코는 8년 전에 한 번 가보고 그 뒤로 두 번째 간 건데

요즘은 하도 쇼핑몰이나 랜드마크가 많다 보니 예전의 명성을 한참 잃은 모습이었다

옛날에는 그래도 비텍스코 하면 올라가서 야경도 봐주고 그랬단 말여ㅠ

베트남 mz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그 카페, Every Half Coffee Roasters

저도 가보았읍니다

오후 늦게 커피 마시면 잠을 못 자기 때문에 요즘은 저녁에 카페 가면 맛차 라테를 시킨다

양심선언: 사실 아직도 맛차 라테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어요

또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버 네

저녁에는 진짜 밥하기가 너무 귀찮아서 초밥 시켜 먹음

건기 막바지에 들어갈수록 진짜 습식 사우나에 앉아있는 것 같이 공기가 후덥지근해지는데

아무리 내가 더위를 안 탄다고 해도 이 날씨에 인덕션 앞에서 밥은 못 하겠어

The 70m 파스타의 바질 파스타를 먹어 보삼

숟가락으로 소스 싹싹 긁어먹는 기적

회사에서 플래너 가져갈 사람 가져가라고 하길래 하나 받았더니

이것 모에요?

절반이 회사 소개;;;;;

심지어 제본도 그지 같아서 받자마자 뜯어지고 난리ㅠ;

아아 후기를 쓰기도 전에 사라져버린 푸미흥의 분식집

뭔가 로컬화를 한 분식집 같은데 가격 대비 나름 괜찮았단 말이지

다녀온 지 2주밖에 안 됐는데 철거하고 있었다ㅠ

이상하게 맘 똠이 계속 생각나던 날

집에 가다가 분 더우 식당 보이자마자 오토바이 세우고 들어갔다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은 있는데

은근히 분 더우에 튀긴 재료들이 많아서 그런지 배 꺼지는데 시간이 한참 걸렸지 모야

뽀또 맘이 웬일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간 Sushu Uraetai...!!

나는 분명 돈가스를 시켰는데 치킨가스도 0.5인분 먹고 옴 도합 1.5인분을 먹고 저녁까지도 배가 불렀던ㅋㅋ

뽀또 맘이 웬일로 점심 먹자고 하나 했다~~

얼른 그녀의 입덧이 끝나기를 바라고 또 바라고...!

오랜만에 반 깐 꾸어

기억은 안 나는데 이날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평일에는 어디 잘 안 나가는데 5군 Banh Canh Cua 14까지 나들이

밥을 같이 먹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고만

법인카드로 점심을 먹는 게 4번밖에 남지 않았다

점심 메뉴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골라야 함

이날은 점심으로 7군 홍대국물떡볶이&주꾸미

주꾸미 기본 맛인데도 매워서 땀을 한 사바리 흘리던 직원들

4명이서 먹는 거라 볶음밥 2개 시켰는데 밥 양이 무슨 산처럼;;;

볶음밥 거의 다 남겨서 아깝네

집에 가는 길에 봤던 쓰리 갱얼쥐

한껏 눈 시린 표정을 짓고 있던 큐티들

퇴근길에 내 하루를 완성시켜줬다 귀여운 것들~~!!

작년 1군에서 일할 때쯤 막 오픈했던 호미도

언젠가 고기 먹으러 한 번 가봐야지 하다가 1군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서 못 갔는데

드디어 갈 기회가 생겼다!

호미도 가격대는 비싸긴 한데 존맛

근데 뭐랄까

좀 친구나 가족들이랑 가는 분위기보다는 비즈니스 하는 분들이 가는 분위기...?🤔

밑반찬도 맛있는데 진짜 끝판왕은 김치말이국수

김치양 보이십니까?

김치말이국수 한 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을 양이었음

순대님이 고기 먹고 닭 껍질 튀김을 꼭 먹어야 된다고 해서 걸어간 이자카야 우타게

이게 베스트 메뉴인데 딱 봐도 가격은 착하다

닭 껍질 튀김 맛있긴 한데 내 입맛에는 좀 짰다

아마 내가 고기를 이미 먹고 배가 부른 상태라서 그렇게 엄청 맛있게 느껴지진 않았던 듯

ㅅㅂ

어쩐지 1군 말도 안 되게 막힌다 했더니

이때부터 남북통일 50주년 행사 준비를 시작했다

아오 나올 때부터 차 안 잡히는 것 보고 약속 깼어야 했는데;;;

평소에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를 30분 걸려서 갔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다 길 막아버리고 행사 준비를 하는 것도

공산주의라서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음

이런 행사가 있는지 미리 알았으면 연휴에 해외 안 나가고

그냥 호치민에서 행사나 구경할 걸 그랬다~!

원래 연휴 때 올렸어야 하는데 예약 발행 깜빡하고 안 걸어놔서

이제야라도 포스팅을...^^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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