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비행기표 끊을 때까지만 해도 4월이 언제 오나 싶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벌써 4월!
이번에는 휴가로 한국에 나간 건 아니고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알이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어
정말 결혼식 하나만 보러 한국에 다녀오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되기 전 마지막 아시아나...
호치민 떤선녓 공항은 너무 작고도 작아서 순서에 맞춰서 활주로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이날 하필 순서가 늦어져 비행기 안에서 40분을 넘게 대기하고 나서야 베트남을 뜰 수 있었다
밤 비행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식사류가 나오는데, 닭고기 파스타와 새우 죽 중에서 고를 수 있었다
어차피 빨리 먹고 잘 거라 속 더부룩하지 않게 새우 죽!
그거 아시나요 여러분?
아시아나는 요즘 모니터가 없어요......
뭐 무슨 기내 와이파이 연결해서 개인 디바이스로 보라고 하는데
몇 번이고 시도해 봐도 와이파이 연결은 되지 않았음^^
자라는 신의 계시인 것으로 알아듣고 풀 숙면.
일어나 보니 인천공항에 랜딩 준비 중이었다
당연히 출발이 늦은 터라 도착도 30분 늦었고?
아침 9시 반에 병원 예약을 해놨던 터라 진짜 지하철 환승할 때&내릴 때 미친 듯이 뛰었지만
결국 10분 지각 엔딩ㅎ
작년에 건강검진을 보험공단에서 권고하는 기본 건강검진밖에 안 했던 것 같아
이번 연도는 큰맘 먹고 여성 3종 초음파를 봤다
3종에 14만 7천3백 원!
당연히 아무 이상 없겠지~ 하고 봤는데 웬걸
원래 있던 갑상선 결절이 애매해서 대학 병원을 가보라고 한다
문제는 한국 의료 파업으로 대학병원에 예약 가능한 가장 빠른 날짜가 10일 뒤고...
심지어 초진에서는 일반 상담을 제외한 초음파, 세침 검사 등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ㅠ
2박 3일 일정으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회사에 휴직계를 내기도 좀 뭐 해서
일단 이번에는 베트남 복귀하고 베트남에 있는 큰 병원에서 초음파를 다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내가 도착한 금요일은 파면 선고가 있던 날이었다ㅋㅋㅋㅋㅋ
뭔가 이런 역사적 순간에 한국에 있다는 게 기쁘기도 하지만
혹시나! 파면이 안 될까 봐 꽤 긴장을 한 채로 웅이네 가게로 갔다
그 와중에 웅이가 스쿠터 끌고 와서 기내용 캐리어만 먼저 실어가 줌ㅋㅋㅋㅋㅋㅋ
미친놈아 나는....?
뚜벅뚜벅 걸어가다가 중간에 커피도 사 마시고 웅이네 가게에 도착
아무래도 큰 병원 가라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착잡해져서 웅이한테 먼저 소식 공유를 하고ㅠㅠ
11시에 시작하는 윤 대통령 파면 유튜브 시청 시작
파면되는 순간에 한국에 있다니!!!
기분은 좋은 반면에 혹시나 이 파면 선고 때문에 종로 3가 숙소까지 못 갈까 봐 아주 잠시 걱정을...ㅋ
일단 기분 좋게 점심을 먹으러 가봅세다
유튜브로 파면 선고 보던 가게 부장님한테 동태탕 맛집 위치를 받아서 동태탕 고~!
황학동에 있는 이 동태탕 맛집은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한 게 무색하게도 웨이팅 줄이 꽤 길었다
점심시간 피크 시간대라 15분 정도 기다린 후에 착석!
단일 메뉴기 때문에 몇 인분 시킬지만 말해주면 된다
사진처럼 양은 대접에 나오는데
역시 생선 조림이든 탕이든 무가 제일 맛있음ㅠ
동태도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양이 꽤 많았고 다만 내 기준 간이 조금 세게 되어있더라
이번 숙소는 킹갓제너럴 어쩌구 제알님이 잡아주신 종로 3가 모텔 호텔라와
가는 동안 분노한 채로 언성을 높이고 있던 할아버지 무리를 피해서 도착ㅋㅋㅋㅋ
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마침 객실 청소가 끝났는지
사장님께서 얼리 체크인을 해주셨다! 럭키
있을 것도 다 있고 수건도 매일 새 수건으로 주심
참고로 방 자체 난방은 되지 않는 건지 라디에이터가 놓여있었다
치약하고 칫솔은 무료 제공이 아니라 카운터에서 구매하던지 개인 칫솔 들고 오기~!
숙소에서는 딱 짐만 풀고 대충 씻고 나서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이날 저녁 일정은 양재역에서 상담쌤이랑 오프라인으로 상담을 하고
끝나자마자 바로 강남역으로 넘어가서 나랑이네 사무실에서 차 명상하기~
4월 초라 목련은 이미 만개했고 슬슬 벚꽃도 피기 시작하는 중이라
평소에는 하기 어려운 꽃 구경하면서 상담센터로 걸어갔다
상담 끝나고 나랑이네 사무실로 가면서 탄 140번 버스 뒷문에 붙어있던 안내문
언제 이런 걸 또 보겠나 싶어 기념으로 찍어놨음ㅎ
처음 해보는 차 명상
차 명상은 다기를 씻는 것부터 시작되는데 다기를 씻고 차를 우리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차를 우리는 것에만 집중하며 생각을 비우는 명상이라고 한다
일반 명상은 보통 눕거나 앉은 채로 생각을 비워야 하는데
보통 명상 초보자한테는 어떻게 생각을 비우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행위에 몰두를 하는 그 자체에 집중하면 어느 시점에는 아무 생각도 안 들게 돼서 꽤 추천하는 명상 방법
차 명상 시작하기 전, 저녁 시간에 딱 걸리기 때문에 피자를 미리 시켜놨는데
배달이 너무 빨리 왔....
피자 앞에서는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를ㅎㅋ
도우에 매콤한 소스가 발라져 있어 물리지 않고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ㅈㅁㅌ
다음 날은 알이의 결혼식
하필 이날은 아침 일찍부터 내린 비가 그칠 기미를 안 보였고
결혼식 시작 전 1시간부터 택시를 잡았으나 40분이 넘어가도록 잡히지 않았다
한국은 요즘 카카오 택시 아니면 거의 택시를 잡을 수가 없는데
카카오 택시는 배차되고 나서 1분인가? 1분이 지난 이후로 취소하면 그대로 수수료를 떼어감 미친 새끼들
비 오는 날이라 배차도 잘 안되고....
배차가 된다고 해도 거의 10분 거리에 있는 차가 잡혀서 눈물을 머금고 취소&다시 잡기 반복
결국 신부 대기실에서 사진은 못 찍고 겨우 식 시작한 지 10분 후에야 식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ㅠㅠ
신부 입장하면서 늦었다고 눈으로 욕하는 알이었지만 내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아름다웠다
하얏트는 음식 구성이 너무 잘 되어있는데
메인메뉴가 너무 늦게 나와서... 그 부분만 빼면 완벽했던 결혼식이었다
존맛.
수프와 메인 메뉴는 식장에서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과 인사하고 떠드느라 사진을 못 찍었네
고등학교 동창들도 어쩜 이렇게 똑같은지ㅋㅋㅋㅋㅋㅋ
서로 "어제 교복 벗었니?" 하면서 안부를 물었다
내 소중한 친구 유니는 만삭이라 16킬로가 쪘는데도 어쩜 이렇게 말랐는지ㅠㅠ
애기 낳고 보러 갈게~! 하루 공동육아 가보자고~!
알. 존나 사랑했다.
내 인생에 17살부터 함께해 줘서 너무 고마워 행복해 알아
12시에 도착해서 3시에 끝난 결혼식
이렇게 결혼식에 오래 있어본 건 처음이다^^
다음 행선지는 코엑스
대략 2시 반이면 코엑스에 도착하고도 남겠다 싶었는데
결혼식 지연 이슈로 내가 제일 늦게 도착했고?
올해 나의 급조한 목표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저는 무교긴 하지만 그래도 교리로 따지면 불교 교리를 따라 살고 싶습니다!
무교인 친구들하고 같이 갔는데 원래 불교 교리는 무소유 아님?
풀 소유의 삶을 엿보고 왔읍니다.
4시에 입장했는데도 바글바글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작년에 열린 국제불교박람회가 MZ스러운 힙함으로 엄청나게 바이럴을 탔다고 해서 그런지
이번 해에도 여전히 힙 불교를 고수하는 것 같았다
근데 솔직히... 이번에는 일반 업자들이 너무 많아서 아쉬웠음ㅠ
막상 가자고 했던 나는 아무것도 안 샀는데
어느새 서나&리미의 손에 쪼만한 기념품들이 들리더니 과일 건조 칩을 사지를 않나;
나 빼고 다들 풀소유로 나왔다
나 한국 갈 때마다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는 음식: 회, 닭으로 만든 음식(닭갈비, 찜닭, 닭 한 마리 등)
너네 매번 나 한국 갈 때마다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지 마 다 알면서 물어봐ㅋㅋㅋㅋㅋ
이번에 간 어회장댁은 웅이의 거래처 사장님이 하시는 가게였는데
회와 매운탕은 기본으로 맛있고
진짜 킥은 물회.
물회에 여러 해산물이 들어가는데 퍼도 퍼도 나와서 배 터질 뻔했다
우산 없다고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준 친구들에게 감사,,,
다음번에 보자구~! 곧 볼 것 같지만!
2박 3일의 마지막 일정, 오빠네 들르기
웬만한 건 다 먹어서 더 이상 먹고 싶은 게 없어 오빠네 집 근처 보리밥집을 갔다
보리밥 정식 파는 식당인데 보쌈 맛집 아녀
이날 내가 징징거리러 갔다가 오히려 새언니 건강 얘기 듣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지ㅠㅠ
얼른 수술하세요 언니 흑흑
밥 먹고 나서 커피 좀 마시고 오빠가 빨리 가자고 해서 공항에 ㅈㄴ일찍 도착;
뭐 먹기도 애매해서 그냥 면세 구경 좀 하고
거의 의자에 드러눕다시피 기대어 있다가 뱅기 탑승 완~!
2박 3일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짧았다
다음에는 최소 1주일은 와서 친구들 지인들 다 보고 올 수 있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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