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 호치민 일상 기록: 4개월 만에 회사 권태기 오는 게 맞나
직장인 여러분 원래 다들 회사 안 다니면 스트레스받고
막상 취업하면 다니기 싫은 굴레에 사시나요...?
이걸 은퇴할 때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에 대한 권태감을 애써 꾹꾹 눌러보며 일상 포스팅 시작,,,,🥹
어느 날 점심에 간 베트남 식당에서 내가 베트남 반찬 중에 제일 좋아하는 Thịt kho가 나왔다
그나저나 이게 나이 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 모난 성격 탓인지 모르겠지만
점심시간에 대체 왜? 다 같이 점심을 먹어야 하는지 모를?🤦♀️
우리 회사는 식대 카드가 딱 한 장뿐이라 옹기종기 모여서 매일 점심을 같이 먹는데
나에게는 이 시간이 제일 고역이다
그다지 하고 싶은 얘기도 없고 남들한테 궁금한 것도 없는데 억지로 스몰 톡을 해야 하는 이 사회생활이란...
그냥 모여서 먹더라도 아무 말 안 하고 핸드폰 보면서 밥 먹으면 안 되나요ㅠ
개인주의 IT 회사에서만 일한 나로서는 이렇게 사생활 얘기를 하는 게 너무 불편함
"주말에 뭐 했어요?" "집에서 게임하고 운동 갔어요" "헥 밖에 안 나가면 안 심심해?"
......안 심심하니까 이렇게 살겠지......🫠
묵사발 먹으러 뛰쳐간 뽀또 맘네 집
묵사발은 살면서 거의 찾아 먹은 적이 없는데 이렇게 먹으니까 또 맛있넴
호치민에 정말 친한 친구 한두 명이라도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긴 하지만
요즘은 그냥 나 혼자서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어쩌면 아무도 안 만나고 집-일-운동-게임만 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는 좋을 수도
요즘 식단에 또 바뀐 게 있다면 생선류를 좀 찾아 먹고 있음
오메가 3을 영양제로 먹긴 하지만 아무래도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더 낫겠지?
원래 페이스북 광고 거의 보지도 않고 스크롤 내려버리는데
내 눈을 사로잡은 강아지 분양 포스팅
쌰갈 왜 저렇게 귀여운 건데;;;;;;
보통 1주일에 한 번씩은 점심시간에 남들과 안 부대끼고 혼자 밥 먹고 싶은 날이 있음
이날은 회사 근처 맥도날드 가서 치킨버거 냠
동시에 그만둔 마케팅 팀 2명을 위한 회식
한국인은 개뿔 여자 동료들 하나도 없는 회식 자리에서도 동료들이랑 잘 어울리는 나였는데
뭔가 이 회사 회식은.... 재미가 없어 진짜........🤐
금요일 저녁에 자리 지키고 앉아있는데 "내가 왜 여기 있지?" 하고 현타가 오는 회식은 오랜만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술은 마셨으니까 다음 날 아침 해장은 분 보
3개월에 한 번씩 보는 전 직장 동료 ㄷㅇ님
작년 11월에 봤을 때 번아웃이라 그래서 곧 한국을 가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아직까지 안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날 갑자기 꿈에 나와서(?) 연락해 봤는데 아직 베트남에 있다고 해서 근황 토크도 할 겸 만났다
원래 우리는 소주 파인데 이날은 맨날 가던 고깃집 가기 싫어서 벨고 가서 저녁&간단하게 맥주를 조졌음
ㄷㅇ님은 나보다 2살인가 많은데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은근히 공통점이 많아서
정말 오랜만에 술자리가 재밌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일단 나랑 성격이 맞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 남미새 or 여미새 or 결혼/임신/출산/육아 무새 아님(비연애 비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남한테 이런 주제로 감 놔라 배 놔라 안 함)
- 본업에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본업을 잘 함
- 남을 감쓰로 쓰지 않음
- 내로남불 안 함
이 정도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은근 베트남 내 한인 사회에서 이 특성 중에 하나라도 잘 맞는 사람 찾기가 정~말 어렵단 말이지
진짜 오랜만에 저 중에 3가지 특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니까 얘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ㅋㅋ
장난으로 에이 이번 연도에도 베트남에 있겠네~ 했는데 사실 진심임.
더 오래 있어주세요 ㄷㅇ님😘
다음 날은 또 혼점
역시 술 마신 다음 날은 마라탕이지
아무래도 내가 이 회사에 벌써 권태감을 느끼는 건 점심을 맨날 똑같은 식당에서 먹어서인 듯.
그렇다고 푸미흥까지 나가긴 너무 멀고 휴우
후이가 맨날 먹는 소고기 덮밥 따라서 시켜 먹는데 왜 맨날 저거만 먹는지 이해가 가네
밥이 ㅈㄴ빨리 나옴 그리고 밥이 적당히 소스에 말아져 있어서 먹기가 쉬움
여튼 이 날은 거의 몇 주 동안 말할까 말까 하던 포인트들을 드디어 후이한테 터놓고 얘기를 했다
애 상처 안 받게 하려고 나름 머릿속에서 대본 써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냅다 "난 너 일하는 방식이 너무 별로야"라고 두괄식으로 말해버림
근데 너무 답답했다고 진짜.... 4~5년 차가 일을 왜 저따구로 하냐구;;;;
1. 일단 이 친구는 일을 하나 주면 함흥차사임, 내가 다 됐는지 확인을 안 하거나 안 물어보면 먼저 얘기를 안 함
그리고 직감적으로 일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돼가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두루뭉술하게 함
2. 차라리 뭔가 잘못되기 시작했을 때 빨리 말을 해주면 어떻게든 해결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는데
항상 말을 안 하고 입 꾹 닫고 있어서 일을 더 키운달까;;;
3. 속도감 있게 빨리빨리 초안 만들어서 나한테 던지고 피드백받고 고쳐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데
항상 초안에 공을 겁나 들임 근데 결과물이 안 좋음 당연하게도ㅋㅋ
결국 초안에서 금방 고칠 수 있는 것들을 거의 80% 만들어진, 심지어 잘못 만들어진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고쳐야 함
4. 본인이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없는 성격인데 자꾸 멀티로 일을 받아서 함
정말 큰 문제는 그 멀티로 들어온 일들에 대해서 데드라인을 상급자와 조정하거나, 우선순위를 잡고 일을 하면 되는데 일을 던져주는 대로 바로바로 처리하다 보니 일 순서가 꼬여서 모든 일이 퀄리티가 다 떨어짐
5. 일을 할 때 기준과 자기 줏대가 없음 차라리 일을 할 때 본인만의 어떤 특정 기준이 있어서 남들을 설득시키면 되는데 그것도 안 됨
차라리 얘가 MZ 신입이라 일을 아예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이해를 할 텐데
한 회사에서 4년 차 이상 일을 했는데도 이러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일까 회사 구조의 문제일까...?🤔
그래도 아예 대놓고 말했더니 처음에는 당황한 듯했지만 오히려 피드백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착한 놈ㅠ
근데 피드백을 줬으면 좀 빨리 고쳐줘......ㅎㅋ
금요일은 오랜만에 파스타
파스타 양이 너무 많이 줄었는데?오바 안 하고 입 크게 벌리면 두 입에 먹겠는데?;;;;;😅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버 네
이번 주말은 운동+게임으로 진짜 알차게 쉬었다
아니 들깨 시래기 먹자고 만났는데
예의상 껌 니우 먹을래? 했더니 바로 껌 니우집으로 가는 거 뭔데;
그래도 괜찮아 나 껌 니우도 잘 먹오,,,
역시 식사의 마무리는 쩨
쩨는 노상에서 플라스틱 앉은뱅이 의자에서 먹어줘야지
일요일 저녁에 놀아줘서 감사합니다 칸님🤭
남들 다 이렇게 똑같이 회사생활 한다고 마음을 어떻게든 다잡으며...
다음 주도 견뎌봐야지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