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일상/Daily Life

20250311 - 호치민 일상 기록: 4개월 만에 회사 권태기 오는 게 맞나

쭈HCM 2025. 3. 24.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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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여러분 원래 다들 회사 안 다니면 스트레스받고

막상 취업하면 다니기 싫은 굴레에 사시나요...?

이걸 은퇴할 때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에 대한 권태감을 애써 꾹꾹 눌러보며 일상 포스팅 시작,,,,🥹

어느 날 점심에 간 베트남 식당에서 내가 베트남 반찬 중에 제일 좋아하는 Thịt kho가 나왔다

그나저나 이게 나이 들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 모난 성격 탓인지 모르겠지만

점심시간에 대체 왜? 다 같이 점심을 먹어야 하는지 모를?🤦‍♀️

우리 회사는 식대 카드가 딱 한 장뿐이라 옹기종기 모여서 매일 점심을 같이 먹는데

나에게는 이 시간이 제일 고역이다

그다지 하고 싶은 얘기도 없고 남들한테 궁금한 것도 없는데 억지로 스몰 톡을 해야 하는 이 사회생활이란...

그냥 모여서 먹더라도 아무 말 안 하고 핸드폰 보면서 밥 먹으면 안 되나요ㅠ

개인주의 IT 회사에서만 일한 나로서는 이렇게 사생활 얘기를 하는 게 너무 불편함

"주말에 뭐 했어요?" "집에서 게임하고 운동 갔어요" "헥 밖에 안 나가면 안 심심해?"

......안 심심하니까 이렇게 살겠지......🫠

묵사발 먹으러 뛰쳐간 뽀또 맘네 집

묵사발은 살면서 거의 찾아 먹은 적이 없는데 이렇게 먹으니까 또 맛있넴

호치민에 정말 친한 친구 한두 명이라도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긴 하지만

요즘은 그냥 나 혼자서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어쩌면 아무도 안 만나고 집-일-운동-게임만 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는 좋을 수도

요즘 식단에 또 바뀐 게 있다면 생선류를 좀 찾아 먹고 있음

오메가 3을 영양제로 먹긴 하지만 아무래도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더 낫겠지?

원래 페이스북 광고 거의 보지도 않고 스크롤 내려버리는데

내 눈을 사로잡은 강아지 분양 포스팅

쌰갈 왜 저렇게 귀여운 건데;;;;;;

보통 1주일에 한 번씩은 점심시간에 남들과 안 부대끼고 혼자 밥 먹고 싶은 날이 있음

이날은 회사 근처 맥도날드 가서 치킨버거 냠

동시에 그만둔 마케팅 팀 2명을 위한 회식

한국인은 개뿔 여자 동료들 하나도 없는 회식 자리에서도 동료들이랑 잘 어울리는 나였는데

뭔가 이 회사 회식은.... 재미가 없어 진짜........🤐

금요일 저녁에 자리 지키고 앉아있는데 "내가 왜 여기 있지?" 하고 현타가 오는 회식은 오랜만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술은 마셨으니까 다음 날 아침 해장은 분 보

3개월에 한 번씩 보는 전 직장 동료 ㄷㅇ님

작년 11월에 봤을 때 번아웃이라 그래서 곧 한국을 가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아직까지 안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 날 갑자기 꿈에 나와서(?) 연락해 봤는데 아직 베트남에 있다고 해서 근황 토크도 할 겸 만났다

원래 우리는 소주 파인데 이날은 맨날 가던 고깃집 가기 싫어서 벨고 가서 저녁&간단하게 맥주를 조졌음

ㄷㅇ님은 나보다 2살인가 많은데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은근히 공통점이 많아서

정말 오랜만에 술자리가 재밌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일단 나랑 성격이 맞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1. 남미새 or 여미새 or 결혼/임신/출산/육아 무새 아님(비연애 비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남한테 이런 주제로 감 놔라 배 놔라 안 함)
  2. 본업에 열정을 가지고 있거나 본업을 잘 함
  3. 남을 감쓰로 쓰지 않음
  4. 내로남불 안 함

이 정도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은근 베트남 내 한인 사회에서 이 특성 중에 하나라도 잘 맞는 사람 찾기가 정~말 어렵단 말이지

진짜 오랜만에 저 중에 3가지 특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니까 얘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ㅋㅋ

장난으로 에이 이번 연도에도 베트남에 있겠네~ 했는데 사실 진심임.

더 오래 있어주세요 ㄷㅇ님😘

다음 날은 또 혼점

역시 술 마신 다음 날은 마라탕이지

아무래도 내가 이 회사에 벌써 권태감을 느끼는 건 점심을 맨날 똑같은 식당에서 먹어서인 듯.

그렇다고 푸미흥까지 나가긴 너무 멀고 휴우

후이가 맨날 먹는 소고기 덮밥 따라서 시켜 먹는데 왜 맨날 저거만 먹는지 이해가 가네

밥이 ㅈㄴ빨리 나옴 그리고 밥이 적당히 소스에 말아져 있어서 먹기가 쉬움

여튼 이 날은 거의 몇 주 동안 말할까 말까 하던 포인트들을 드디어 후이한테 터놓고 얘기를 했다

애 상처 안 받게 하려고 나름 머릿속에서 대본 써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냅다 "난 너 일하는 방식이 너무 별로야"라고 두괄식으로 말해버림

근데 너무 답답했다고 진짜.... 4~5년 차가 일을 왜 저따구로 하냐구;;;;

1. 일단 이 친구는 일을 하나 주면 함흥차사임, 내가 다 됐는지 확인을 안 하거나 안 물어보면 먼저 얘기를 안 함

그리고 직감적으로 일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돼가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두루뭉술하게 함

2. 차라리 뭔가 잘못되기 시작했을 때 빨리 말을 해주면 어떻게든 해결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는데

항상 말을 안 하고 입 꾹 닫고 있어서 일을 더 키운달까;;;

3. 속도감 있게 빨리빨리 초안 만들어서 나한테 던지고 피드백받고 고쳐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데

항상 초안에 공을 겁나 들임 근데 결과물이 안 좋음 당연하게도ㅋㅋ

결국 초안에서 금방 고칠 수 있는 것들을 거의 80% 만들어진, 심지어 잘못 만들어진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고쳐야 함

4. 본인이 멀티 플레이어가 될 수 없는 성격인데 자꾸 멀티로 일을 받아서 함

정말 큰 문제는 그 멀티로 들어온 일들에 대해서 데드라인을 상급자와 조정하거나, 우선순위를 잡고 일을 하면 되는데 일을 던져주는 대로 바로바로 처리하다 보니 일 순서가 꼬여서 모든 일이 퀄리티가 다 떨어짐

5. 일을 할 때 기준과 자기 줏대가 없음 차라리 일을 할 때 본인만의 어떤 특정 기준이 있어서 남들을 설득시키면 되는데 그것도 안 됨

차라리 얘가 MZ 신입이라 일을 아예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이해를 할 텐데

한 회사에서 4년 차 이상 일을 했는데도 이러면 이것은 개인의 문제일까 회사 구조의 문제일까...?🤔

그래도 아예 대놓고 말했더니 처음에는 당황한 듯했지만 오히려 피드백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착한 놈ㅠ

근데 피드백을 줬으면 좀 빨리 고쳐줘......ㅎㅋ

금요일은 오랜만에 파스타

파스타 양이 너무 많이 줄었는데?오바 안 하고 입 크게 벌리면 두 입에 먹겠는데?;;;;;😅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버 네

이번 주말은 운동+게임으로 진짜 알차게 쉬었다

아니 들깨 시래기 먹자고 만났는데

예의상 껌 니우 먹을래? 했더니 바로 껌 니우집으로 가는 거 뭔데;

그래도 괜찮아 나 껌 니우도 잘 먹오,,,

역시 식사의 마무리는 쩨

쩨는 노상에서 플라스틱 앉은뱅이 의자에서 먹어줘야지

일요일 저녁에 놀아줘서 감사합니다 칸님🤭

남들 다 이렇게 똑같이 회사생활 한다고 마음을 어떻게든 다잡으며...

다음 주도 견뎌봐야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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