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국에서는 더운 여름에 축축 처지는 기운을 차리고 몸 건강히 보낼 수 있도록
초복, 말복, 중복과 같이 몸보신하는 날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사시사철 더운 베트남 남부는 그런 날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고 알아서 요쯤 되면 먹어줘야겠다 하는 감을 따라먹는데....
벌써 4년째 베트남 생활을 하는데 어느 시점에 몸 컨디션이 좀 떨어지는 시기가 있다.
최근 4군에 나오고 난 후 몸이 좀 으슬으슬하고 괜스레 몸보신 음식이 당기던 날이 있어 그날 베트남 로컬 몸보신 음식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
Gà ác tiềm thuốc bắc 7 Hoàng Diệu
7 Đ. Hoàng Diệu, Phường 12, Quận 4,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4군 호앙 이우 길에 있는 작은 식당.
밤 10시가 넘어 도착한지라 슬슬 가게를 정리하는 분위기라 얼른 테이블에 착석한 뒤 주문.
처음이기에 뭘 시킬지 몰라 친구가 메뉴 2개를 시켜줌ㅋㅋ
비주얼....ㅅㅂ......
첫 번째 메뉴인 Gà ác tiềm thuốc bắc(가 악 띰 투옥 박)을 보고 1차 쇼크.
살과 뼈가 까만 쪼만한 닭을 털을 다 뽑고 내장 제거한 뒤
도자기 그릇에 한약재와 함께 넣고 푹푹 끓여내는 음식이라고 한다.
한국 오골계보단 확실히 크기가 아주 작다. 비둘기인 줄.
먹는 방법은 그냥 통째로 아작아작 씹어먹으면서 뼈를 발라내는...^^머리도 아작아작.
푹푹 끓여서 그런지 딱딱하진 않고 부드럽긴 한데... 음... 도저히 머리 부분을 못 먹겠기에 포기.
부리를 쫙 벌리고 있는 모습, 많이 고통스러웠나?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든다.
국물은 한약을 음식화 한 맛이 이런 맛일까 싶은 맛ㅋㅋㅋㅋㅋ
삼계탕 국물에 한약 한 포 풀어 넣은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메뉴는 돼지 뇌. 여기서 2차 쇼크.
조리 방식은 비슷하나 돼지 뇌의 경우 순두부? 같은 식감이라 오히려 먹기는 이게 더 편했다. (정신 승리)
비주얼은... 뭐 그냥 동물 장기라고 생각하면...ㅎㅎ
다만, 지방이 많은 편이라 입맛 예민한 사람들은 조금 느끼할 수도.
가격은 한 그릇에 7만 동 정도로 기억한다.
그래도 한약재가 들어간 음식이라 그런지 몸이 좀 따뜻해지더라.
비올 때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맛 때문에 먹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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